처음 떠난 그날 밤, 캠핑 초보였던 친구가 울컥했던 이유

며칠 전, 제 친구가 처음으로 캠핑을 다녀왔어요.
그동안 말만 하던 ‘언젠가 캠핑 가야지’를 드디어 실현한 거죠.
그 친구는 평소에 “나는 무조건 도시형 인간”이라던 사람이에요.
벌레, 불편함, 추위… 이런 것들을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친구가 혼자 텐트를 들고 자연으로 떠났다고 하니, 저도 깜짝 놀랐죠.

돌아와서 그 친구가 조용히 한 마디 했어요.
“나, 밤에 좀 울었어.”

그 말에 잠깐 놀랐지만, 이어진 이야기를 듣고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어요.

“사진처럼 고요한 새벽… 텐트 안에서 이런 하늘 보면 어떨까요?”
그 친구가 보내온 사진 한 장에는
불빛 하나 없이 어둑한 밤하늘과 텐트 앞에 앉은 조용한 실루엣이 있었어요.
바람 소리, 낙엽 밟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그 친구 말로는, 아무런 말도 없는 그 공간이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마음이 시끄러워졌다”고 하더라고요.

캠핑 첫날 밤, 익숙하지 않은 침낭 속에서 뒤척이면서
자꾸 마음속에 묻어둔 생각들이 떠올랐대요.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일, 오래 연락 못한 가족,
그냥 잊은 줄 알았던 기억들이 밤공기 틈을 타고 스며들었다는 거예요.

“그냥 조용히 있고 싶어서 떠났는데, 그 조용함 속에서 내가 보이더라.”
이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캠핑이 단순한 ‘야외 활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라는 걸 그 친구는 처음 경험한 거죠.

별빛 아래 혼자 앉아 있다 보면
“혼자인데 외롭지 않고, 조용한데 복잡하지 않은”
묘한 감정이 찾아온다고 했어요.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냥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그 친구는 캠핑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하나도 찍지 못한 풍경보다,
가슴 속에 찍힌 장면이 더 생생하다고 했어요.
불편했고, 춥고, 낯설었지만
그 밤 하나만으로 다시 가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듣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은 가끔 낯선 곳에서 비로소 진짜 자신을 만나는구나.
그리고 그게 바로 캠핑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혹시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 중
한 번도 캠핑을 해본 적 없지만, 마음 한 켠이 계속 끌리는 분이 있다면
그 친구처럼 한 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아마 당신도 그 첫날 밤, 예상치 못한 울컥함을 마주하게 될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