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연 속으로 – 친구가 두 번째 캠핑에서 마주한 순간들
“나, 다시 캠핑 다녀왔어.”
며칠 전, 친구가 그렇게 말하며 사진 몇 장을 보여줬어요.
도시의 바쁜 흐름에 잠시 익숙해졌던 그 친구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 거죠.
이번엔 이전보다 조금 더 여유 있어 보였어요.
텐트를 치는 손놀림도, 불을 피우는 과정도
예전엔 허둥대며 하던 것들이
이젠 익숙한 루틴처럼 느껴졌대요.
그날은 평일이라 캠핑장엔 사람도 거의 없었다고 해요.
조용한 숲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
자리를 잡고 텐트를 세우고
혼자만의 시간을 천천히 준비했대요.
불을 피운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아무것도 안 하기’였다고.
그냥 의자에 앉아,
멍하니 나뭇잎 흔들리는 걸 바라보고,
흘러가는 구름을 따라 눈을 움직이고.
친구는 말했어요.
“이제야 진짜 캠핑을 시작한 것 같았어.”
저녁엔 간단한 국이랑 밥을 해 먹었고,
밤이 되자 별이 아주 선명하게 보였대요.
불멍을 하며 듣는 나무 타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그리고 아주 가끔 들리는 이름 모를 새의 울음소리.
그 친구는 그 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며
그냥 ‘존재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어요.
“도시에선 항상 뭘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
근데 여기선… 그냥 있어도 괜찮더라.”
그 말에 저도 괜히 조용해졌어요.
그리고 새벽,
약간 서늘한 공기에 잠이 깼는데
텐트 밖엔 안개가 자욱했고,
그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대요.
그 순간, 친구는
“왜 다시 캠핑장에 왔는지 알겠더라”고 했어요.
이 두 번째 캠핑은
어쩌면 첫 번째보다 훨씬 더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불안했던 밤을 지나고,
작은 불빛에 의지하던 지난 캠핑과는 달리
이번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시간을 보냈다고 했거든요.
친구는 돌아오면서 말했어요.
“이젠 캠핑이 ‘비일상’이 아니라,
나에게 꼭 필요한 ‘숨구멍’ 같은 게 됐어.”
그 말이 참 오래 남더라고요.
캠핑은 누구에게나 낯선 시작이지만
한 번 두 번 그곳의 속도에 적응하고 나면,
도시보다 더 사람다운 시간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혹시 지금 당신도
무언가에 쫓기듯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면,
친구처럼 다시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세요.
그곳엔 해야 할 일도, 해야만 하는 말도 없고
그저 ‘존재해도 괜찮은 나’만 남을 거예요.